신돈 41회 <신돈> -41회- #복주. 행재소의 사랑방. 안 공민왕:....... 고개 숙이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공민왕. 눈물이 글썽해서 바라보고 있는 노국공주. 공민왕: 예, 편조가 있었다면 나라 꼴이 이 꼴이 되지 않았겠지요 노국공주: 그렇게도 편조가 보고 싶으십니까 공민왕:(눈물을 흘리며 노국공주를 본다) 노국공주:(웃으며) 이럴 때는 어린 아이 같으십니다. 그렇게 편조스님이 보고 싶으시면 사람을 시켜 부르시면 되지 않습니까 공민왕: 임금인 나도 권신들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그런 내가 무슨 힘이 있어 편조를 보호해주겠습니까 노국공주:...... 공민왕: 문하시중이 불효를 저질렀다고 멀쩡한 사람을 끌어내리는 저들이 편조를 가만 둘 리가 있겠습니까. 그 때 편조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았으면 역모를 꾸몄다고 중상모략을 해서 편조를 죽이고도 남았을 저들입니다 노국공주: 죽는 것을 두려워했겠습니까 공민왕:....... 노국공주: 전하께서 편조를 버리지 않으셨다면 죽는 한이 있어도 백성들의 편에 서서 싸웠을 겁니다 공민왕:(흠칫하는) 노국공주:.......(바라본다) 공민왕:...... 가만히 고개를 돌리는. 노국공주: 전하 공민왕:(밖에다 버럭) 밖에 누구 없느냐 안도치:(밖에서) 예, 전하 공민왕: 성산군을 들라고 해라 안도치:(소리) 예, 전하 공민왕:(노국공주에게) 차라리 성산군에게 문하시중 자리를 맡겨야 하겠습니다 #동. 행재소의 회의실 안 염제신: 전하께서 성산군을 찾으신단 말이냐 이환관: 예 염제신:(이인복을 힐끔 보더니) 아무래도 전하께서 날 버리실 모양입니다 이인복: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염제신: 물러날 때도 됐소이다.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다 욕을 듣느니 차라리 깨끗이 물러나겠소이다 고개 돌려버리는 염제신. 이인복:.... 난처한. #동. 행재소의 노국공주의 방 안 노국공주:...... 가만히 한숨 쉬는. 안도치: 마마 노국공주: 전하께서 서운하셨나보다. 내가 전하께서 편조를 버리신 것이라고 했으니 안도치:(안쓰러운)..... 노국공주:(웃으며) 편조가 스스로 물러났다고 하시니 나도 모르게 그 말이 튀어나왔다 가만히 웃는 노국공주. 여전히 안쓰러워 어쩔 줄 모르는 안도치. 노국공주: 전하를 위해서 죽어줄 사람은 편조스님과 정세운 밖에는 없느니라 #동. 사랑방 안 공민왕: 성산군께서 문하시중 자리를 맡아주세요 이인복: 정히 곡성부원군을 물리치시려면 남양군을 그 자리에 봉하시지요 공민왕: 홍언박은 김원명 등이 추천하는 인물이 아닙니까 이인복: 남양군은 전하와 외사촌 간이 되시질 않습니까. 이럴 때는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공민왕: 성산군은 나를 위해 죽을 각오가 돼있지 않은 모양입니다 이인복: 무슨 말씀이신지 공민왕: 내가 죽기를 바라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십니까 이인복:..... 공민왕: 김원명 등이 나를 폐하고 연경에 있는 덕흥군을 새임금으로 세우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이인복: 그럴 리가 있겠사옵나이까. 김원명은 태후마마의 공민왕: 내가 믿을 사람이 없습니다 이인복: 전하. 곡성부원군을 잠시 쉬시게 하시려는 것은 옳은 결정인 듯 싶습니다. 곡성부원군이 불효를 행했다는 저들의 주장이 명분을 얻고 있으니 공민왕: 명분. 명분. 또 그 놈의 명분입니까 이인복:...... 공민왕: 실망했습니다. 나는 성산군이 문하시중편을 들어주길 바랬습니다 #동. 행재소. 대문. 앞 나오는 염제신. 김용이 서있다. 염제신: 으음 못마땅해서 고개 돌리는 염제신. 김용: 소인을 원망하고 계십니까 염제신: 내가 모를 줄 아는가. 김원명 등과 짜고 김용: 이건 전하의 농간입니다 염제신:....... 김용:(바싹) 전하께선 대감 대신 홍언박이를 그 자리에 앉히고 싶어하십니다 염제신: 남양군 말인가 김용: 남양군이 누굽니까. 태후마마의 조카가 아닙니까. 전하와는 외사촌간이지요 염제신: 끼리끼리 해먹겠다 김용: 조금만 참고 계십시오. 조금만 참고 계시면 좋은 세월이 올 겁니다 웃어대는 김용. 끄응 신음하는 염제신. #동. 명덕태후의 방 안 명덕태후: 주상을 뵜습니까? 홍언박: 예, 태후마마 명덕태후: 어려운 때에 중책을 맡으셨네 홍언박: 진충보국할 따름이옵나이다 굽혀보이는 홍언박. #동. 회의실 안 홍언박이 상석에 앉았다. 김원명: 경하드립니다 문하시중대감 홍언박: 근자에 전하를 가벼이 여기는 풍조가 있소이다 김원명:(웃음 거두는) 홍언박: 내 귀에 불경한 말이 들리면 가만 두지 않겠소이다 으름장을 놓는 홍언박. 신음하며 경천흥을 힐끔 보는 김원명. 싱긋 웃는 이인복. 홍언박: 개경을 수복하러 간 우리 군사들이 물자가 부족해 여러모로 곤경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이들이 마음 놓고 싸우게 해야겠는데 국고가 비어 있으니 도와줄 도리가 없습니다 김원명: 그거야 홍언박: 곡성부원군께선 전하를 뫼시려고 노모를 뫼시지 못하는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헌데 들리는 소문엔 조정의 관리들이 부모와 전하는 뫼시지 못해도 곳간에 쌓아놨던 재물은 고스란히 이 복주 땅까지 모시고 왔다고 하더이다 김원명: 말씀이 홍언박: 나라를 위해서 다 내놓으세요. 그래야 우리 군사들을 배불리 먹이고 따뜻하게 입힐 것이 아닙니까 #동. 사랑방 안 시립한 안도치. 공민왕: 문하시중이 그리 호통을 쳤단 말입니까 이인복: 예, 전하 공민왕: 내가 남양군을 잘못 봤습니다. 부모와 임금을 모시지 못했으나 곳간에 쌓아둔 재물을 복주까지 모시고 왔다? 통쾌해서 웃어대는 공민왕. #개태사의 마당 공철이 피난민 중에 쓸 만한 장정을 골라서 옆으로 세우고 있다. 원현: 그만큼 절밥을 얻어먹었으면 밥값을 하시라 그 말씀입니다. 이 땅을 더럽히고 있는 홍건적을 몰아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살생을 하실 수가 없으니 여러분을 대신 배불리 먹이신 겁니다 웅성거리는 장정들. 원현:(악쓰듯) 전하께선 우릴 버리고 도망을 치셨으나 그렇다고 우리마저 나라를 버릴 수야 없지 않습니까. 지금 나라에서 의병들을 모집하고 있다니 미운 놈 떡하나 더 주는 셈치고 우리가 나섭시다. 그래야 나랏님께서도 부끄러운 줄을 아실 겁니다 더 웅성거리는 장정들. 원현: 자, 모두 나를 따르시오 주먹쥔 손을 흔들어보이는 원현. #동. 앞 길 농기구와 몽둥이 등을 든 장정들이 원현과 공철을 따라 산길을 내려간다. 뒤늦게 달려오는 덕운과 스님들. 한손엔 목탁을 한손엔 몽둥이를 들었다. #정세운의 군막. 앞 환호하는 고려군. 이성계가 부관들과 함께 말을 타고 온다. 정세운과 최영, 안우, 이방실, 김득배가 군막 앞에서 기다리고 서있다. 말에서 내리는 이성계. 이성계: 소장 이성계, 동북면의 군사들을 모아 대령했습니다 정세운: 동북면의 병사가 얼마나 되느냐 이성계: 삼만은 넉넉히 되옵나이다. 거기에 의병으로 가담한 백성들까지 합치면 사만이 넘는 병력이옵나이다 정세운: 수고했다 (안우에게 눈짓한다) 안우가 전교지를 넘긴다. 정세운: 왕명이니라. 전하께서 금오위상장군 이성계를 동북면병마사로 삼는다는 전교를 내리셨다 환호하는 군졸들. 정세운: 당장 출동 준비를 하라. 개경의 홍건적을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다시 터지는 함성.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정세운. 군막 너머에서 들려오는 함성. 놀래서 보는 정세운 등. 의병들이 몰려오고 있다. 원현과 공철을 선두로 몽둥이와 농기구로 무장한 의병들. 덕운스님을 비롯한 스님들. 다시 터지는 함성. 다른 곳에서도 의병들이 몰려온다. 정세운:...... 굵은 눈물이 흘러내린다. #선경전의 앞 달려오는 홍건적의 전령. #동. 안 달려들어오는 전령. 용상에 앉은 관선생과 홍건적의 장수들. 전령: 장군. 고려군이 사방에서 몰려오고 있습니다 관선생: 군세가 얼마나 되느냐 전령: 이십 만이 넘는다고 하옵니다 관선생: 이십 만이 넘는다니 당황해서 웅성거리는 홍건적의 장수들. 관선생: 그럴 리가 있느냐 이 놈. 고려군을 다 합쳐도 십 만이 넘을까 말까 하거늘 #복주. 행재소의 마당 홍언박 등 대신들이 엎드렸다. 홍언박: 전하, 기뻐하시옵소서. 도처에서 의병들이 몰려와 고려군의 숫자가 이십 만이 넘었다고 하옵나이다. 의병 중에 너무 어리거나 늙은이는 안 된다고 돌려보내는데도 막무가내로 따르는지라.... 목이 메어 말을 끊는 홍언박. #동. 사랑방 안 공민왕과 노국공주. 홍언박:(소리) 전하. 머잖아 홍건적을 몰아내고 전하를 대궐로 모실 것이옵나이다 마주보는 공민왕과 노국공주. 공민왕:.....내가 또 한번 백성들의 신세를 집니다 눈물이 흐른다. 노국공주:...... 미소로 답하는. #선경전의 안 관선생: 소와 말가죽을 성벽에 넌 다음 물을 부어라. 그럼 가죽에 얼음이 얼어서 고려군이 성벽을 기어오르지 못할 것이다 #개경의 성벽 위 홍건적이 성벽 위에 소가죽과 말가죽을 내다 걸고 물을 붓고 있다. #동. 성벽. 앞 함성을 지르며 공격을 개시하는 고려군. 선두에서 지휘하는 이성계. 원현과 공철 같은 의병들도 각종 무기를 들고 성벽을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덕운은 무서워서 뒷줄에서 움칠움칠 놀라고 있다. #복주의 순군만호의 집무실. 안 김용: 무슨 일이 있어도 연경엘 가서 덕흥군을 만나보라고 하질 않았느냐 김림: 죄송합니다 숙부님. 배를 띄우기로 한 남대가의 상인이 뱃길이 위험하다고 발을 빼는 바람에 김용: 허면 육로로 가면 될 것이 아니냐 김림: 홍건적이 길을 막고 있는데 어떻게 가겠습니까 김용: 이런 못난 놈. 정세운이 나 대신 큰 공을 세우고 있는데 멀쩡한 두 눈을 뜨고 구경만 하고 있으란 말이냐 김림:(눈치만 보는) 김용:(신음하더니) 정세운이 이놈 부르르 떠는 김용. #복주의 행재소의 마당 김용이 온다. 경천흥과 귓속말을 주고 받고 있는 김원명. 김용:...... 김원명을 눈짓한다. #복주의 순군만호의 집무실. 안 김원명:(신음) 김용: 안 그렇소이까. 만에 하나 정세운이 홍건적을 물리치면 전하께서 기고만장을 하실 게 아닙니까. 원의 구원병 없이 개경을 수복했으니 또 다시 편조같은 자들을 기용해 원에 맞서려고 할 겁니다 김원명:(한숨 쉬며) 그러게나 말씀입니다 김용: 고려에 패한 홍건적은 갈 곳이 없습니다. 요동으로 도망쳐봤자 원의 대군이 기다리고 있으니 홍건적의 씨가 마르겠지요. 허면 원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그 여세를 몰아 고려를 칠 것이 뻔하지 않습니까 김원명: 큰일입니다. 전하께서 생각이 없으시니 김용: 막아야지요 김원명:(본다)...... 김용: 전하께서 더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못하게 우리가 막아야 합니다 김원명:(눈치보며) 어쩌겠습니까. 전하께서 살아계신 동안은 전하의 뜻을 따르는 수밖에 김용:(버럭) 나라가 망하는 꼴을 보고 싶으시오 김원명:(흠칫) 김용: 어리석은 임금 한 사람 때문에 고려가 망하는 꼴을 두고 볼 수야 없지 #동. 마당 김원명, 나온다. 돌아보더니 몸을 떨며 도망치듯이 가는 김원명. #동. 집무실 안 김용: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다고 하더냐. 왕씨 아닌 김씨가 해먹을 수도 있는 것이지 숨죽여 웃는 김용. #법왕사의 종루 보우:...... 대궐을 바라보고 있다. 함성소리. 합장하는 지효. #대궐의 길 쫓기는 홍건적들. 이성계가 가로 막고 선다. 홍건적을 도륙하는 이성계의 부하들. 다시 온 길로 도망치는 홍건적들. 이성계의 손이 빠르게 화살을 날리고 있다. 쓰러지는 홍건적들. #도성의 거리 사방에서 홍건적의 패잔병들을 도륙하고 있는 원현과 공철의 의병들. 쓰러진 홍건적을 찌르고 또 찌르는 원현. #강안전의 뜰 최영 등이 달려 들어온다. 안에서 쫓겨나오는 홍건적을 베고 또 베는 최영. #복주. 순군만호의 집무실 마당 달려들어오는 안도치. 안도치: 안성군대감. 안성군대감 김용:(나오며) 무슨 일이냐 안도치: 전하께서 개경으로 올라가시겠다고 하십니다. 서둘러 차비를 하시라는 분부십니다 김용: 개경으로 올라가시겠다? 씰룩이는 김용. #복주의 행재소. 명덕태후의 처소 안 공민왕: 소자가 불민하여 그 동안 두 분 마마께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명덕태후: 으흠 덕녕공주: 별말씀을요 공민왕: 지금쯤 정세운이 홍건적을 모두 몰아냈을 겁니다 환하게 웃는 공민왕. 시립한 김상궁 등이 환하게 따라 웃는다. 명덕태후:(노국공주에게) 앞으로 주상을 잘 모시세요 노국공주:(미소) 명덕태후: 쓸데 없이 정사에 관여하지 마시고 왕자나 낳으시라는 겁니다 노국공주:(숙여보이는) 덕녕공주:(웃으며) 앞으론 새우잠은 면하겠습니다 공민왕: 제 불효를 용서해주십시오 대비마마 과장해서 웃는 공민왕. 힐끔 노국공주를 본다. 여전히 미소 짓고 있는 노국공주. #복주 순군만호의 집무실. 마당 김용: 전하께 아뢰거라. 지금 당장은 개경으로 올라가실 수가 없으시다고 안도치: 무슨 말씀이신지 김용:(버럭) 대궐이 모두 불에 타서 없어졌는데 어디서 잠을 주무시겠느냐 눈을 부라리는 김용. #선경전의 마당 정세운:...... 선경전을 바라본다. 우뚝 서있는 전각의 모습. 정세운: 전하. 왕궁을 수복하였나이다 무릎 꿇는 정세운. 최영, 이성계, 안우, 이방실, 김득배 따라서 무릎을 꿇는다. 정세운: 신들이 맹세코 다시는 전하께서 이런 수모를 당하지 않으시게 신명을 바치겠나이다 정세운의 두 눈에서 흘러내리는 굵은 눈물. #복주. 순군만호의 집무실. 안 김용:..... 부들부들 떨고 있는 김용. #선경전의 마당 눈물을 흘리고 있는 정세운. #어느 암자 올라가는 길 초선이 밥과 찬이 든 보따리를 정성껏 품에 안고 산 길을 오른다. #어느 암자. 앞 초선, 온다. 암자를 바라본다. 고요한 -. 초선:....... 문 앞에 꿇어앉아 쪽문을 열고 안에서 밥그릇을 꺼낸다. 밥과 찬이 그대로 남았다. 가만히 한숨 내쉬는 초선. 초선: 개경의 홍건적이 모두 물러갔습니다 #동. 안 신돈:..... 수염까지 덥수룩한. 감은 두 눈이 퀭하다. 초선:(소리) 개경을 점령했던 홍겅적 이십만 중 살아서 돌아간 홍건적은 십 만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동. 앞 초선:(밥그릇 정리하며) 전쟁이 끝났습니다. 복주로 피난가셨던 전하께서도 머잖아 개경으로 돌아오실 겁니다. 그러니 금식을 중단하세요. 그만큼 고통을 함께 나눴으면 되지 않으셨습니까 쪽문 안으로 밥 그릇을 밀어넣는 초선. #동. 안 쪽문 안으로 들어오는 밥그릇. 신돈:.... 여전히 감은 눈. #암자 부근의 어느 민가 마당 박서방이 장정 서넛과 들어온다. 박서방: 임자. 임자 박의처가 부엌에서 달려 나온다. 박서방: 마님은 박의처: 암자에 올라가셨어요 박서방:(장정들에게) 자네들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게. 내가 가서 마님을 모셔올 테니 박서방, 나가려는데 박의처: 같이들 가시지요. 개경에서 도망친 홍건적들이 이 길을 따라서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대요 박서방: 별걱정을 다 하네. 그러지 않아도 내 손에 걸리면 요정을 낼 판인데 웃고 나간다. 걱정스런 박의처. #어느 암자. 앞 쪽문 안에서 꺼낸 밥그릇에 담긴 밥을 숲 속에 던지는 초선. 초선: 많이들 먹거라. 편조스님 보시다 골고루 던져주고 웃으며 돌아서는 초선. 흠칫 멈춘다. 홍건적 서넛이 암자를 기웃거리고 있다. 수군대더니 칼을 빼들고 문을 박차고 들어갈 기세다. 초선:(다급하게) 웬놈들이냐 홍건적들이 돌아본다. 초선: 거긴 부처님을 모신 법당이니라. 물러들 가지 못하겠느냐 마주 보는 홍건적들. 히죽이죽 웃더니 초선에게 슬금슬금 다가온다. 뒷걸음질 치는 초선. 갈 곳이 없다. 홍건적 하나가 초선의 팔을 움켜잡는다. 뿌리치는 초선. 끌어안는 홍건적. 웃어대는 홍건적들. 갑자기 비명을 지르는 홍건적. 초선을 놓는다. 초선이 팔뚝을 물었다. 그 틈을 이용해 도망치는 초선. 다른 홍건적이 초선을 잡는다. 다시 홍건적의 손을 물려는 초선. 초선을 후려치는 홍건적. 쓰러지는 초선. 초선을 잡아일으키는 홍건적. 초선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피. 그 피를 보더니 더 흥분해서 초선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려는 홍건적. 순간 그 입을 물어뜯는 초선. 비명을 지르는 홍건적. #동. 안 신돈:...... 홍건적의 비명소리. 감은 신돈의 눈꺼풀이 조금 움직이는 듯하다. #동. 마당 초선을 때리고 짓밟는 홍건적들. 수없이 맞으면서도 비명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입을 꽉 다물고 있는 초선. #동. 안 신돈:...... 무언가 참고 있는. #동. 마당 초선의 팔을 뒤로 비트는 홍건적. 이 악다문 초선. 다른 홍건적이 꼼짝 못하는 초선의 얼굴을 잡고 입을 맞추려고 한다. 얼굴을 돌리면서도 입은 여전히 다문 초선. 순간 박서방의 손이 홍건적의 등을 잡아 내던진다. 쓰러지는 초선. 칼을 빼드는 홍건적들. 박서방을 에워싼다. 박서방: 도망치십시오 마님 일어나다 다시 쓰러지는 초선. 기절한다. 달려드는 홍건적들. 초선을 보호하며 싸우는 박서방. 점점 불리해진다. 박서방: 스님, 도와주십시오 #동. 안 신돈:..... 박서방:(소리) 스님. 편조스님 신돈의 얼굴에 떠오르는 괴로운 -. #동. 마당 홍건적의 칼에 팔을 베는 박서방. 손으로 그 팔을 움켜쥐는 박서방. 낄낄대며 박서방과 초선의 주위를 놀리듯 빙빙 도는 홍건적들. 박서방: 스님. 마님을 죽게 내버려 두실 겁니까 #동. 안 신돈:....... 박서방:(소리) 스님. 죽어가는 사람보다 득도가 더 중요합니까 스님 신돈:....... 감은 두 눈에 치솟는 눈물.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날 듯 움직이는데, 큰스님:(소리) 이 놈 편조야 신돈:...... 흠칫 멈추는 신돈. 큰스님:(소리) 삼년 기한은 부처님과 한 약속이다 신돈:..... 가만히 눈을 뜨는 신돈. 불상 대신 큰스님이 웃고 앉아있다. 신돈:...... 큰스님:(웃으며) 초선이 죽는 것은 부처님 뜻이요 사는 것도 부처님 뜻이다. 부처님께서 너를 어여삐 여겨 마귀를 보내신 것이야. 내 말을 알아 듣겠느냐 신돈:..... 큰스님:(웃으며) 니 마음 속에 들어있는 가장 큰 업을 끊으라는 부처님의 당부신 게야 재밌다는 듯 웃으며 사라지는 큰스님. 신돈:...... 신돈의 얼굴에 비오듯 흐르는 땀. #동. 마당 도망치는 홍건적들. 장정들이 뒤쫓고 있다. 박의처: 마님 기절해 있는 초선을 안고 울부짖는 박서방. 박서방:..... 피가 흐르는 팔을 움켜쥔 채 원망에 차서 암자를 바라본다. 암자. 그 위에, 박서방:(소리) 너무하십니다 스님 #동. 안 박서방:(소리) 이것이 부처님의 법입니까 스님 신돈:...... 차라리 편안해지는 신돈. 일어나 절하기 시작한다. #복주의 거리 노포를 매단 깃대를 들고 달려오는 전령. 길게 늘어뜨린 노포가 바람에 펄럭인다. 환호하는 백성들. 전령을 에워싼다. #복주 행재소의 명덕태후의 방 안 명덕태후: 아이구 이젠 살았다. 개경으로 돌아가게 생겼으니 이 궁색은 면하게 생겼지 않으냐 웃는다. 화답하듯 웃는 덕녕공주와 혜비. #동. 마당 노포를 흔드는 홍언박. 천천세를 외치는 대신들. 김용:..... 씰룩이는 김용. 김림을 눈짓한다. 슬며시 김용을 따라나가는 김림. 계속해서 천천세를 외치는 대신들. #동. 사랑방 안 환한 공민왕과 노국공주. 시립한 안도치와 김상궁은 눈물을 훔친다. #복주의 순군만호의 집무실. 안 김림: 무슨 말씀이신지 김용: 예전에 추밀원의 승선으로 일한 적이 있질 않았느냐고 묻는 게야 김림: 예, 숙부님 김용:(힐끔 밖을 보더니) 허면 전하의 필체를 흉내 낼 수 있겠지 김림: 예? 김용:(종이를 피더니) 이리 와서 내가 부르는 대로 써라 김림:(멈칫) 김용:(버럭) 뭘 꾸물대는 게야 놀래서 얼른 탁자 앞에 앉는다. 김용: 내가......살 길이 묘연하다 김림:(보고 있다) 김용:(눈 부라린다) 놀래서 얼른 쓰기 시작하는 김림. 김용: 일찍이 정세운이 연경의 덕흥군과 짜고 나를 폐하고 덕흥군을 고려의 왕으로 세우려는 역모를 꾸몄다 김림:(놀래서 본다) 김용: 부르는대로 쓰지 못하겠느냐 김림:...... 쓴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 #복주. 행재소의 사랑방 안 공민왕: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홍언박: 지금부터 한참 바쁜 농번기옵나이다. 이런 때에 전하께서 개경으로 환도를 하시면 가시는 길마다 농사에 폐해가 클 것이옵나이다 공민왕:.....(신음) 홍언박: 황공하오나 전하, 불편하시더라도 참으셨다가 농한기를 이용해 환도를 하시는 것이 옳으실 듯하옵나이다 공민왕:(뭐라고 하려는데) 노국공주: 문하시중께서 생각이 깊으십니다 홍언박:(조아리는) 노국공주: 전하. 그렇게 하시지요. 농사를 망치면 백성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웃어보이는 노국공주. #동. 명덕태후의 방 안 명덕태후: 농한기에 환도를 하자니. 허면 가을까지 이 비좁은 행재소에서 지내란 소리냐 안도치: 황공하오나 명덕태후: 듣기 싫다. 넓고 편안한 대궐을 놔두고 이게 무슨 고생이냐 (쌜죽해서 돌아앉는) 덕녕공주: 안환관 안도치: 예, 대비마마 덕녕공주: 전하께 아뢰거라. 복주는 너무 비좁은 곳이니 부근의 넓은 도읍지로 우선 옮기시라고. 그런 연후에 기회를 봐서 개경으로 환도를 하시는 게 어떻겠냐고 여쭈거라 안도치: 예, 대비마마 환하게 웃는 안도치. #복주의 순군만호의 집무실. 안 부지런히 쓰는 김림. 떨리는 손. 김용: 다 썼느냐 김림: 예, 숙부님 붓을 놓고 신음하듯 한숨 내쉬는 김림. 김용: 그걸 안우에게 갖다주거라 김림: 안우가.....말을 듣겠습니까 김용: 정세운이 역적이라고 썼는데 안 들을 재간이 있겠느냐 김림: 만에 하나 이 일이 발각되면 김용: 너나 나나 죽겠지 김림:(흠칫) 김용:(부르르 떨며) 정세운이 나를 모략해 총병관의 자리를 뺏었다. 홍건적을 물리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는데 그 놈이 내 공을 가로챈 것이야 (김림에게 가라는 고개짓하며) 가거라. 사내대장부가 큰 일을 하는데 그 정도 위험도 각오하지 않고서야 어찌 부귀영화를 바라겠느냐 #동. 앞 나오는 김림. 품 속의 서찰을 조금 꺼내보더니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쉰다. #강안전의 안 강안전을 수리하는 군졸들과 인부들. 정세운: 서둘러라. 하루라도 빨리 전하를 뫼셔와야 할 것이야 #도성의 길 여기저기 널부러진 홍건적과 백성들의 시신을 따로 따로 모아 수레에 실어 나르는 백성들. 그런 백성들을 지휘하는 원현. #초선의 집. 마당 난장판이다. 공철: 마님을 모시러 갔으니 서두르시게 우르르 안으로 들어가 치우기 시작하는 장정들. #어느 암자 부근의 민가 마당. 부엌에서 밥그릇을 싸가지고 나오는 박의처. 받아드는 초선. 박서방: 마님. 집도 수리가 끝났을 거고 상전 문도 다시 열 준비가 다 됐습니다요. 그만 올라가시지요 초선: 자네가 알아서 하시게 마당을 나선다. 박서방: 마님. 편조스님 공양은 그만하시지요. 편조스님 때문에 마님께서 큰 봉변을 당하실 뻔 하지 않았습니까요 초선:(돌아보더니) 편조스님 때문이라니 박서방:(흠칫) 초선: 또 한번 그런 소릴 입밖에 내면 자네와 인연을 끊을 것이네 쏘아주고 가는 초선. 박서방: 마님 뒤쫓는 박서방. 말리는 박의처. 뿌리치고 달려간다. 산 길을 오르기 시작하는 초선. 박서방: 스님께서도 다 들으셨을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도 암자 안에서 꼼짝도 안하셨습니다. 마님께서 죽든 말든 귀를 막고 있던 편조스님이 아니십니까 못들은 척 산길을 오르고 있는 초선. 박서방:..... 신음하는 박서방. 초선을 향해 합장하는 박의처. #어느 암자. 안 쪽문이 열린다. 다 먹은 밥그릇을 내가는 손. 신돈:..... #동. 마당 초선:...... 밥그릇을 본다. 안이 비었다. 환한 초선의 미소. 새 그릇을 안에 넣어준다. #동. 안 신돈:...... 불상을 바라본다. 큰스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사라진다. 신돈:(마음의 소리) 나무관세음보살 숙였다 고개를 드는 신돈. 그 눈에 눈물. #대궐의 회의실 안 최영, 이성계, 안우, 이방실, 김득배가 앉아있다. 정세운: 홍건적의 잔당들이 도주하면서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는 모양이오. 최장군은 서북면으로 출동해서 압록강을 건너는 홍건적의 잔당을 소탕하고, 이장군은 동북면으로 가서 여진족들을 단속해주시오 #동. 앞 나오는 최영과 이성계. 최영:(힐끔 보더니) 그 나이에 동북면병마사라 이성계:(긴장하는) 최영: 부친께서 살아계셨으면 얼마나 좋아하셨겠나 이성계: 최영장군을 하늘처럼 믿고 따르라는 선친의 유언이셨습니다 최영: 그래? 이성계: 잘부탁드립니다 순찰사대감 허리굽혀 예를 올리는 이성계. 최영: 충성은 전하께 바쳐야지 훑어보듯 이성계를 보며 지그시 미소하는 최영. #대궐의 길 김득배와 이방실, 온다. 안우:(숨었다가) 나 좀 보세 두 사람을 구석으로 끌고 간다. 이방실: 무슨 일입니까 안우: 이걸 좀 읽어 보시게 품에서 서찰을 꺼내는 안우. 김득배: 그게 뭡니까 안우: 전하께서 보내신 밀서네 이방실: 밀서라니오 안우: 먼저 읽어보시게 김득배와 이방실, 서찰을 편다. 멀리 숨어서 훔쳐보고 있는 김림. 마른 침 집어삼킨다. 김득배: 총병관대감이 역모를 꾸미고 있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펄쩍 뛰는 안우. #동. 회의실 안 서간지를 앞에 펴놓고 생각에 잠긴 정세운. 비장하다. 쓰기 시작한다. 정세운:(소리) 전하. 생각같아선 지금 당장 복주로 달려가 전하를 뵙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오나 불타고 허물어진 대궐을 수리하고 민심을 수습하는 일이 급하옵기에 참고 또 참고 있사옵니다. 전하, 신이 생각을 해보니 전하께서 이런 수모를 당하신 것은 신들의 어리석음이 큰 탓이었나이다. 진즉에 편조와 손을 잡고 전하를 따랐다면 전하께서 이런 수모와 곤욕을 치르셨겠나이까. 이번 전투에 누구보다 백성들의 도움이 컸나이다. 몽둥이와 농기구들을 들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앞장을 서는 백성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신은 한없이 부끄러웠나이다. 권문세도가들이 언제 저들을 사람 대접을 해준 적이 있었나이까. 그런데도 백성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어난 것은 전하와 나라를 지키려는 충정이 아니옵니까 눈물 씻는 정세운. 다시 써내려간다. 정세운:(소리) 전하. 전민변정도감을 다시 세우시옵소서. 억울하게 노비가 된 백성들을 모두 풀어주어 양민으로 삼으시옵소서 눈물을 계속 흘리며 써내려가는 정세운. #대궐의 어느 방 안 김득배:(서찰 던지며) 말도 안 되는 소립니다. 총병관께선 누구보다 전하께 충성을 바치는 가신인데 역모를 꾸밀 리가 있겠습니까 안우: 이장군의 생각도 그러시오 이방실:(신음하며) 안장군의 말이 옳긴 하나 서찰의 필체가 영락없는 전하의 필적이니 김득배: 옥새가 찍혀 있질 않소이다 이방실: 그러니 밀서가 아닙니까 안우: 맞소이다. 은밀히 왕명을 전하는 마당에 옥새를 사용하실 리가 없지요 김득배:(신음) 안우: 총병관이 전하의 신임이 두터운 최영과 이성계를 도성 밖으로 내보냈소이다. 그러니 이방실: 맞소이다. 두 사람을 서북면과 동북면으로 보낸 건 역모를 꾸미기 위한 준비가 아니겠소이까 김득배:(신음) 안우: 우리 세 사람마저 죽으면 고려군은 정세운의 수중에 들어갑니다. 복주의 행재소엔 변변한 군사가 없으니 정세운이 마음만 먹으면 김득배:(신음하더니) 할 수 없지요, 왕명이니. 가십시다 #동. 앞 나오는 세 사람. 마주보더니 눈으로 다짐하고 간다. #동. 대궐의 회의실. 앞 전경에게 서찰을 내미는 정세운. 정세운: 일각을 애껴 전하께 올리거라 전령: 예, 총병관대감 정세운: 어서 가거라. 내 눈물이 마르기 전에 예를 올리고 달려가는 전령. 바라보고 서있는 정세운. 안우, 이방실, 김득배가 온다. 정세운: 마침들 잘 오셨소. 강안전과 곤성전의 수리를 다 마쳤으니 같이 가 보십시다 앞서가는 정세운. 마주보는 세 사람. #복주의 순문만호의 집무실. 안 김용: 정세운이 역모를 꾸미고 있다면 어찌하겠소 김원명:(흠칫) 김용: 군이 모두 정세운의 수중에 들어 있소이다. 정세운이 마음만 먹으면 이까짓 복주의 행재소는 단숨에 쓸어버릴 거외다 김원명: 증거가 있습니까 김용:(한숨) 김원명: 정세운은 홍건적을 몰아낸 일등공신입니다. 근거도 없이 그런 말을 꺼냈다 김용: 나는 정세운이 어떤 놈인지 잘 알고 있소이다 김원명:(흠칫) 김용: 그 놈은 연경에 있을 때부터 전하를 깔보고 업수이 여기던 놈이외다 #강안전의 뜰 전각. 정세운:...... 바라보고 있다. 흐뭇한 -. 눈치보고 있는 안우 등. 정세운: 이만하면 아쉬운대로 전하께서 지내실만 하지 않습니까 뒤돌아보며 웃는다. 흠칫하며 따라 웃는 세 사람. 정세운이 안으로 간다. 재빠르게 오가는 세 사람의 눈짓. 안우: 장군 정세운:(멈춘다) 안우:(마른침) 정세운:(돌아서며) 말씀을 하세요 안우: 장군께서 역모를 꾸미고 계시다는 게 사실입니까 정세운: 역모..... 김득배: 대답을 해주십시오 총병관대감 정세운:(웃으며) 역모라니 이방실: 연경에 있는 덕흥군을 고려 왕으로 세우기 위해 정세운:(버럭) 날 그런 사람으로 보시는가 흠칫하는 세 사람. 정세운: 못난 사람들 같으니 전각으로 간다. 안우: 대답을 하시오 정세운:... 무시하고 간다. 안우가 칼을 빼든다. 달려든다. 내리친다. 피하는 정세운. 안우:(겁에 질려) 뭣들 하는가 이방실과 김득배도 칼을 빼들고 달려들어 정세운을 에워싼다. 정세운: 이 사람들이 김득배: 순순히 항복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소 정세운: 이보시게들. 정세운이 역모를 꾸몄다면 하늘이 보고 웃으시네. 나는 전하를 위해서라면 불구덩이도 마다 않고 뛰어들 각오가 돼있는 사람이야 안우: 변명하지 마시오 칼을 내려치는 안우. 피하는 정세운. 이방실과 김득배의 칼일 차례로 정세운을 공격한다. 그 때마다 피하는 정세운. 이윽고 칼을 빼든다. 물러서는 세 사람. 정세운: 어느 놈이 나를 모함하고 있느냐. 김용이냐 김득배: 우리가 김용의 말을 믿고 장군을 죽이려고 하겠소이까 정세운: 허면 누가 나를 죽이라고 했단 말이냐 안우: 국왕 전하외다 정세운:......(충격) 안우:(서찰 꺼내 흔들며) 전하께서 밀서를 보내 장군을 죽이라고 했소이다 정세운: 그럴 리가 없다. 전하께서 날 의심할 리가.....(손 내밀며) 어디 보자 안우: 틀림없이 여기 써 있소이다. 정세운이 역모를 꾸미고 있으니 지체 말고 죽이라 서찰을 정세운에게 내던지는 안우. 허공에서 나풀거리며 땅으로 떨어지는 서찰. 정세운이 서찰을 집으려고 손을 내민다. 바람에 팔랑하더니 정세운의 손을 벗어나 땅에 닿으려는 서찰. 정세운이 허리를 굽혀 두 손으로 서찰을 받는다. 안우의 칼이 정세운의 등을 내리친다. 피를 흘리며 그대로 서찰을 두 손에 받아쥐는 정세운. 이방실과 김득배의 칼이 차례차례 정세운을 내리친다. 서찰을 두 손에 받쳐 들고 무릎을 꿇는 정세운. 정세운: 전하. 전하께서 정녕 소장을 죽이라 하셨나이까. 전하 하늘을 향해 울부짖는 정세운. 또 다시 번뜩이는 칼날. 입으로 꾸역꾸역 피를 토해내는 정세운. 정세운: 전하. 저를 죽이라 하셨나이까 서찰을 두 손으로 높이 쳐들며 울부짖는 정세운. <신돈 41회 끝>